한주간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인턴에, 연구에 치여 힘든 심신을 달래주고 싶었다.
일요일에 그렇다고 부족한 잠만 자기에도 뭣하고 해서 어디 마실나갈때를 찾아보다가 오랜만에 은행동을 찾았다.
가는 길에 처음 들린 로스터리샵 "커피전도사의 집".
인터넷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 평들은 많았지만 제대로 된 약도 하나 없어서 날씨도 더운데 찾아가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주말의 은행동 거리는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날이 많이 개어서 땀이 주륵주륵 났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의 향기를 따라 걸었다.
그곳은 은행동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본 곳과 조금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혹시 잘못 찾아왔나 싶었지만, 최근에 이쪽으로 확장하셨다고 한다.
사장님과 사장님의 문하생, 두분이서 가게를 지키시고 계셨다.
사장님은 에쏘머신을 쉴세없이 다루시며 에쏘, 라떼등을 추출해 주고 계셨다.
일단 앞에 보이는 코스타리카 COE와 블루마운틴.. 블마는 은근 값이 쎄서 코스타리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의 강력추천으로 결국 블마 두잔을 드립해서 마셨다..
저 친숙한 칼리타 수지드리퍼에 블마 20g식을 담고 희석법으로 내려 주셨다.
내가 평소에 내리는 방식과 조금 달라서 유심히 지켜봤다.
처음에 약 30초간 뜸을 드린 후, 1차드립으로 수십cc를 추출한 후, 2차를 수cc정도 적게 추출하여 주셨다.
그 후에 물을 희석하여 약 250cc정도로 묽게 희석하여 머그에 내어 주셨다.
앞쪽의 서버에 보이는 것 처럼, 20g의 블루마운틴에서 저렇게 조금 뽑아내셔서 쪼금 당황했다.. (워메 아까워ㅠㅠㅠ)
참고로 블마라는 커피는 원두상태로 100g에 족히 4만원에서 6만원까지 가는 고급 커피이다...
3, 4차 추출을 조금 특이한 방법으로 하셨는데, 드리퍼를 쌓아 윗쪽으로 물을 흘려 밑으로 내리는 방식이었다.
1,2차 추출후 희석한 커피를 다 마실 때 쯔음하여 3,4차 추출한 블루마운틴을 희석하고 계신다.
두 가지 커피를 맛본 결과 3달 남짓의 짧은 경험과 싸구려 혀를 가진 나로써도 확연히 맛이 구분되었다...
콩이 바뀌지 않았을뿐더러 워낙 포텐셜이 좋은 커피라 둘다 비슷한 맛이었지만,
마치 단물과 쎈물의 차이랄까. 후에 드립된 커피가 더 거칠고 단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블마를 다 마실 쯔음 사장님의 특별 서비스로 작은 데미타쎄잔에 에쏘를 만들어 주셨다.
기분좋게 한잔 쭈욱 들이키고 예기를 하다가, 사장님께서는 예가체프를 한잔 권하셨다.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블마 두잔에 뜻하지 않게 덤으로 에쏘, 예가체프까지 얻어 마시고 서버, 머그, 데미타세, 종이컵만 어지럽게 늘어놓았다..
이 만남의 여운을 길게 간직하고자 20일자로 로스팅된 원두를 오는길에 조금 사왔다.
원두는 돌아나온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이전 가게에 진열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동네 커피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장님의 열정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원두가 자리잡고 있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에 이어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코스타리카 COE, 콜롬비아 슈프리모, 이가체프, 안티구아 SHB 등등..
위의 첫단에 있던 커피들은 정말이지 엄접할수 없는 force를 가지고 있어서, 하단에 있는 안티구아를 한봉지 사왔다.
덤으로 산토스도 조금 받아서 나왔다.
다시 이곳을 찾을 일이 있을 것을 대비하여, 그리고 나 뒤에 이곳을 찾을 사람들을 위하여 오면서 사진을 몇장 찍었다.
이곳을 방문하고 싶은 사람은 밑의 요약글을 펼쳐서 보기 바란다.
커피전도사의 집 찾아가기.